아침이 온다면 - 용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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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온다면 - 용혜원

poemlove 0 6701
저자 : 용혜원     시집명 : 네가 내 가슴에 없는 날은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쏟아지는 햇살 아래
부끄럽게 무릎 꿇지 않으리라.
내 가슴에 그대 살아있으면
나는 가리라 영원한 길로
오, 자유여! 오, 통일이여!
그 날을 위하여
오장육부가 썩고 터진 입술로 노래를 불러도
아침이 온다면
가자 가자 친구여!

모두다 눈멀고 귀먹고 벙어리가 되어도
우리가 부를 노래만 있다면 부르자.
뛰지 못하면 걸어서
걷지 못하면 기어서
기지 못하면 누워서
눕지 못하면 죽어서라도 가자.

우리의 눈은 무엇을 보고 살아왔나
우리의 귀는 무엇을 듣고 살아왔나
삼천리 이 땅은 오천년 역사속에
터지고 뒤집어지고 쫓기어
계집은 화냥년이 되고
사내는 죽어 넘어지고
남쪽 북쪽으로 혼혈아를 낳아도
흰 옷 입은 백의민족인 이 땅의 슬픔이여!

이제는 새끼줄로 묶지 말자.
우리들 가슴가슴에 살아 용솟음치는
한 핏줄 이어 하나가 되리라.

아! 사랑하는 내 땅, 내 민족이여!
백두산에서 소리치면 한라산에서
메아리 되고
한라산에서 소리치면 백두산에서
메아리 되어라.

이 땅 어느 곳에서나
살아 움직이는 숨소리를 듣게 하자.
바람은 발끝 제주에서 불어와
머리끝 백두산까지 불어가고
꽃피고 새들은 날건만
어찌하여 내땅을 다녀보지 못하고
그리워하다 죽어가는가?

흰 모시적삼 눈물로 젖어
산천이 흥건히 괴어도 어쩌란 말이냐.
내 땅, 내 하늘이여!
하늘에서 쏟아내리는 빗줄기 아래
한 땅이건만 들길 산길 지나
철책으로 갈라져 젊은 피만
쏟아내는 이 땅아!

오라, 그 날이여!
오! 자유여, 오! 통일이여
온 민족이 손뼉 칠 그 날이 온다면
가자 가자 그 날을 위하여

문이란 문 다 열어놓고
올 사람 다 불러놓고
눈물도 쏟고 웃음도 쏟고
삼천리를 얼싸안고 우리 모두 다 얼싸안고
하나가 되어질 그 날이여! 오라.

거친 숨소리
군화발 소리에 짖이겨져 숨죽이던 자유여!
이제는 깃발을 펄럭이며 나가자.

들풀은 들풀 대로 꽃 피어나라.
구름은 구름 대로 비를 쏟아내라.
하늘은 하늘 대로 빛을 발산하라.

갈비뼈 하나 하나
줄 삼아 뜯고 뜯어
한스런 노래되어 삼천리에 퍼지고
머리카락 한가닥 한가닥
뽑아내어 잊혀질 한이 있다면

온 머리 다 뽑아 안나도 좋으련만
두 눈 뜨고서 두 발 가지고 못가는 내 땅.

어쩌다 이 땅은
물고 뜯는 형제가 되었는가?

가자, 가자 그 날을 위하여
오장육부가 썩고 터진 입술로 노래를 불러도
아침이 온다면
가자, 가자 그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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