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잎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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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잎의 여자

관리자 1 7805
저자 : 오규원     시집명 : 한 잎의 여자
출판(발표)연도 : 1998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한 잎의 여자

                    오규원

 나는 한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잎같이 쬐끄만 女子,
 그 한잎의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잎의 솜털,
 그 한잎의 맑음,
 그 한잎의 영혼,
 그 한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나는 정말로 한 女子를 사랑했네.
 女子만을 가진 女子,
 女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女子,
 女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女子,
 눈물 같은 女子, 슬픔 같은 女子,
 病身 같은 女子,
 詩集 같은 女子,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女子,
 그래서 불행한 女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女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女子.
1 Comments
이승복 2008.01.31 23:26  
2008년 1월 1일부터 조선일보 연재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에서 이 제목의 詩 보고 여기서 다시
보고 갑니다. 정말 좋은시 다시 감상하고 감사드리고 갑니다.
하늘나라에 가신 님께 명복을 비옵니다.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