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되어버린 내 사랑


                              김종원 詩人


너를 보내고
이렇게 시를 쓰는 밤에
가련하도록 가슴이 저민다
죽는 그날까지
더 이상 웃음 짓지 못하는
이 아련함이...


언젠가
정말 내가 죽는 그 날에
내가 눈 꺼풀을 닫고
편안히 다른 세상으로 갈 수 있을까..
그땐 웃을 수 있을까...
내 가슴의 아련한 슬픔들
누가 다 깨끗히 지워 줄 것인가...


그 날이 오면
잘 살았노라
이별의 물길에 따라 흘렀노라
이젠 더 이상 바랄것도 없노라고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詩가 되어버린 내 사랑아
그 아름다움 다 버리고
詩가 되어버린 내 사랑아....


내가 그렇게 사랑하는데
모질게 나를 버리고
결국,
이 텅빈 종이를 채우는
단어 몇 조각으로 변해버린
그리하여,
詩가 되어버린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