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범벅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슬픔범벅

가을 0 1462
저자 : 김종원1     시집명 : 이별한 날에는 그리움도 죄가 되나니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포푸리북
슬픔범벅
 
                    -김종원 詩人-



양파를 냉장고에 넣어둔 채
한동안 그 사실을 잊어버렸다

잊혀진동안
양파껍질들은 서로 살을 맞대고
견뎌내느라
진물이 흐르고 있었다,
썩어가고 있었다

양파 껍질을 하나 하나 때어낸다
썩었다고 때어내고,
진물렀다고 때어내고
때어내고, 또 때어내도
그냥 두기엔
서로 겪은 상처가
너무나 크다

결국,
하나도 남지 않을 때까지 상처를 때어낸다
양파 껍질은 모두 다 때어지고
나는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을
기다렸다는 듯 흘려보낸다
단지 양파가 너무나 매울뿐이라고
그래서 눈물이 나오는거라고
정말 그럴뿐이라고...

이제 내 손에는
남은 것이 하나도 없다
양손이 진물처럼
슬픔이 범벅이 되어 있을 뿐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