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花蛇) - 서정주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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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3 02:02
저자 : 서정주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화사(花蛇)
서정주
사향 박하의 뒤안길이다.
아름다운 배암…….
얼마나 커다란 슬픔으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러운 몸뚱아리냐.
꽃대님 같다.
너의 할아버지가 이브를 꼬여 내던
달변의 혓바닥이
소리 잃은 채 날름거리는 붉은 아가리로
푸른 하늘이다. ……물어뜯거라, 원통히 물어뜯어,
달아나거라 저놈의 대가리 !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사향 방초ㅅ길
저놈의 뒤를 따르는 것은
우리 할아버지의 아내가 이브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석유 먹은 듯...... 석유 먹은 듯...... 가쁜 숨결이야.
바늘에 꼬여 두를까부다. 꽃대님 보다도 아름다운 빛……
클레오파트라의 피 먹은 양 붉게 타오르는
고운 입술이다…… 스며라, 배암 !
우리 순네는 스물난 색시, 고양이 같이 고운
입술…… 스며라, 배암 !
서정주
사향 박하의 뒤안길이다.
아름다운 배암…….
얼마나 커다란 슬픔으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러운 몸뚱아리냐.
꽃대님 같다.
너의 할아버지가 이브를 꼬여 내던
달변의 혓바닥이
소리 잃은 채 날름거리는 붉은 아가리로
푸른 하늘이다. ……물어뜯거라, 원통히 물어뜯어,
달아나거라 저놈의 대가리 !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사향 방초ㅅ길
저놈의 뒤를 따르는 것은
우리 할아버지의 아내가 이브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석유 먹은 듯...... 석유 먹은 듯...... 가쁜 숨결이야.
바늘에 꼬여 두를까부다. 꽃대님 보다도 아름다운 빛……
클레오파트라의 피 먹은 양 붉게 타오르는
고운 입술이다…… 스며라, 배암 !
우리 순네는 스물난 색시, 고양이 같이 고운
입술…… 스며라, 배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