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 52 - 조병화
hanwori
0
3084
2002.08.25 14:13
저자 : 조병화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바람이 부는 계절에
나는 나무였다
뿌리로 모여드는
마음
가지 위엔 노상
어지러운 바람이었다
하늘은 신라 고구려
푸른 옷고름
깔린 치마
목화 구름 띄엄
띄엄
뜬 만리
말 잃은 시간
머리 속엔 노상
칼칼한 바람이었다
봄 여름
세월 없이
바람 부는 계절
뿌리로 숨어드는
생각
가지 끝엔 노상
닿지 않는 하늘이었다
잡은 자와 잡힌 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
먹는 자와 먹히는 자
밝은 산천
사방
바람이 부는 계절에
나는 나무였다
뿌리로 뻗어드는
가슴
가지 가지엔
검은 바람이었다.
나는 나무였다
뿌리로 모여드는
마음
가지 위엔 노상
어지러운 바람이었다
하늘은 신라 고구려
푸른 옷고름
깔린 치마
목화 구름 띄엄
띄엄
뜬 만리
말 잃은 시간
머리 속엔 노상
칼칼한 바람이었다
봄 여름
세월 없이
바람 부는 계절
뿌리로 숨어드는
생각
가지 끝엔 노상
닿지 않는 하늘이었다
잡은 자와 잡힌 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
먹는 자와 먹히는 자
밝은 산천
사방
바람이 부는 계절에
나는 나무였다
뿌리로 뻗어드는
가슴
가지 가지엔
검은 바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