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동 묘지에서 - 김광균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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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3 02:13
저자 : 김광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이 새빨간 진흙에 묻히어 여길 왔던가
길길이 누운 황토 풀 하나 꽃 하나 없이
눈을 가리는 오리나무 하나 꽃 하나 없이
비에 젖은 장포 바람에 울고
비인 들에 퍼지는 한 줄기 요령소리.
서른 여덟의 서러운 나이 두 손에 쥔 채
여윈 어깨에 힘겨운 짐 이제 벗어났는가.
아하,
몸부림 하나 없이 우리 여기서 헤어지는가.
두꺼운 널쪽에 못박는 소리.
관을 내리는 쇠사슬 소리
내 이마 한복판을 뚫고 가고
다물은 입술 위에
조그만 묘표위에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린다.
길길이 누운 황토 풀 하나 꽃 하나 없이
눈을 가리는 오리나무 하나 꽃 하나 없이
비에 젖은 장포 바람에 울고
비인 들에 퍼지는 한 줄기 요령소리.
서른 여덟의 서러운 나이 두 손에 쥔 채
여윈 어깨에 힘겨운 짐 이제 벗어났는가.
아하,
몸부림 하나 없이 우리 여기서 헤어지는가.
두꺼운 널쪽에 못박는 소리.
관을 내리는 쇠사슬 소리
내 이마 한복판을 뚫고 가고
다물은 입술 위에
조그만 묘표위에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