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너머 남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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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너머 남촌에는

관리자 1 9265
저자 : 김동환     시집명 : 해당화
출판(발표)연도 : 1942     출판사 : 삼천리사
산너머 남촌에는

김동환
 

  1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데.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불 제 나는 좋데나.

  2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불 제 나는 좋데나.

  3

산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를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 오는 가는 노래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1 Comments
가을 2006.04.05 11:36  
가 보지 못한 산 너머 남쪽 마을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을 자연물과 자연현상으로 표현한 이 시는 노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시가 노래로 불리워졌다는 것은 이 시가 노래로 제작되기에 알맞은 음악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 산너머 - 남촌에는 - 누가 살길래 / 해마다 - 봄바람이 - 남으로 오데' 처럼 한 행이 세 마디로 끊기고 그것이 반복되는 세 마디짜리 리듬으로 드러나는 음악성에, `봄바람', `하늘 빛깔', `배나무' 등을 각 수에 배치한 변화는 안정되어 있으면서도 생동감 있는 시의 구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반복과 변화에, 미지의 마을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과 그 곳에 사는 사람―아마도 이성(異性)일 듯한―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어우러져 활달하면서도 정다운 정서를 보여준다.
 산너머 남촌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그 때문에 남촌에 대한 상상은 더욱 더 자유롭고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진달래 향기', `보리 내음새' 등의 냄새와 `금잔디의 호랑나비와 종달새의 노래'인 소리로 맡아지고 들려오면서 그 그리움은 더욱 생생하게 깊어진다. 소리와 냄새로 생생하게 자극되고 느껴진 그리움으로 화자는 `배나무 꽃' 아래에 선 누군가를 보러 남촌이 보일만한 언덕에까지 오르지만 구름에 가리어 그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화자는, 첫 수와 둘째 수에서 불러온 자신의 노래에 담긴 그리움이 남촌에서 불어 오는 바람과 남쪽 하늘 빛과 화자가 언덕에서 부르는 노래를 통해 서로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믿음과 소망을 가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그 누군가에게 전하는 자신의 노래가 `고이' 전해지리라는 것을 믿는 소박한 마음이 더욱 커다란 그리움과 인상으로 남는다. `남으로 오데', `좋데나', `섰다기' 등의 토속적 어휘와 의도적인 줄임말은 자수율 조정을 위한 축약이기도 하지만 화자의 애틋하고 수줍은 마음을 여운으로 표현하는데 적절하게 사용되었다. [해설: 이상숙]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