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 채호기
poem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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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72
2002.08.09 13:30
저자 : 채호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전화로 들리는 당신 목소리
귓구멍을 살금살금 후비는 붓털처럼 간지러워요.
바다가 보이는 창을 함께 바라봤던 날 저녁
당신은 “행복해요, 행복해요”라고 떨리는
차갑고 상쾌한 소독용 알코올을
병든 내 귀에 떨어뜨렸지요.
당신의 아침 같은 이마와
밤바다의 해안선같이 휘어진
海松에 젖어 있는 당신의 입술이
내 망막에 환등기처럼 켜졌다 꺼졌다 해요.
수화기 저 편에서 들리는 당신의 기침 소리
내 허파의 얇은 떨림판들을 부르르 떨게 해요.
아프지 말아요 부디
더 이상 더 심하게는 아프지 말아요.
귓구멍을 살금살금 후비는 붓털처럼 간지러워요.
바다가 보이는 창을 함께 바라봤던 날 저녁
당신은 “행복해요, 행복해요”라고 떨리는
차갑고 상쾌한 소독용 알코올을
병든 내 귀에 떨어뜨렸지요.
당신의 아침 같은 이마와
밤바다의 해안선같이 휘어진
海松에 젖어 있는 당신의 입술이
내 망막에 환등기처럼 켜졌다 꺼졌다 해요.
수화기 저 편에서 들리는 당신의 기침 소리
내 허파의 얇은 떨림판들을 부르르 떨게 해요.
아프지 말아요 부디
더 이상 더 심하게는 아프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