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향을 생각하며 - 김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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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향을 생각하며 - 김남주

hanwori 0 4420
저자 : 김남주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총칼의 숲에 싸여
눈감고 아웅하는 꼭두각시놀음
나는 나의 최후를 놈들의
법정에서 장식하고 싶지 않았다
놈들이 파놓은 굴속 같은 방
나는 내 최후의 그림자가 감옥의
벽에 쓰러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것이 동지의 안전에 도움이 된다면 나는
놈들의 총칼 앞에 무릎이라도 꿇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혁명에 도움이 된다면 나는
허리 굽혀 놈들의 발밑에 엎디었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 것이었다 살아남아 대지와
민중의 가슴에 뿌리를 내리고
다시 한번 사랑을 껴안는 것이었다
보기 흉한 패배에
예 상처의 무기에 입맞춤하고
다시 한번 칼자루를 잡는 행복으로
자유를 잡아보는 것이었다
서른일곱의 어쩌지도 못하는
이 기막힌 나이 이 환장할 청춘
솔직히 말해서 나는
무덤을 지키는 지조 높은 선비는 아니다
나에게는 벗이여
죽기전에 걸어야 할 길이 있다
싸워야 할 사랑이 있고
싸워 이겨야 할 적이 있다
기대해다오 나의피 나의 칼을
기대해다오 투쟁의 무기 나의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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