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용사들
hanw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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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7 11:14
저자 : 김남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1.
마라토너들은 나를 울린다
42.195킬로를 달려
경기장에 들어서는
우승자와 그 다음 사람이
나를 울리지만
그 더욱 맨 끝의 사람
가장 사람 같은 사람이
나를 울린다
준엄한 수련의 세월
지구의 둘레만큼이나 달렸으면서
하필이면
하나뿐인 끝번을 차지했는가
진실로 사람일같이 생긴
그 패배가 나를 울린다
마너토너들은
매번 나를 울린다
2.
그대는 그대자신 외에
더 가신 게 없다
태어나던 그때처럼
손에 잡은 검푸라기 하나도 없이
벗은 몸,
단순한 집중,
육체와 영혼을 관통하는
한줄기 전류를 알 뿐이다
3.
나라면
한 번밖에 못 만나는 사람을
사랑할 수 없겠는데
그들은 한 번 뿐인 기회를 섬겨
세상 끝에서 끝까지 달린다
고통을 열애하고
고통과 혼인하여
고통에 살 비비며
평생을 그렇게 산다
땡볕에서도
눈보라 속에서도
용맹히 행군하는
그 사람들
마라토너들은 나를 울린다
42.195킬로를 달려
경기장에 들어서는
우승자와 그 다음 사람이
나를 울리지만
그 더욱 맨 끝의 사람
가장 사람 같은 사람이
나를 울린다
준엄한 수련의 세월
지구의 둘레만큼이나 달렸으면서
하필이면
하나뿐인 끝번을 차지했는가
진실로 사람일같이 생긴
그 패배가 나를 울린다
마너토너들은
매번 나를 울린다
2.
그대는 그대자신 외에
더 가신 게 없다
태어나던 그때처럼
손에 잡은 검푸라기 하나도 없이
벗은 몸,
단순한 집중,
육체와 영혼을 관통하는
한줄기 전류를 알 뿐이다
3.
나라면
한 번밖에 못 만나는 사람을
사랑할 수 없겠는데
그들은 한 번 뿐인 기회를 섬겨
세상 끝에서 끝까지 달린다
고통을 열애하고
고통과 혼인하여
고통에 살 비비며
평생을 그렇게 산다
땡볕에서도
눈보라 속에서도
용맹히 행군하는
그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