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 김광규
hanw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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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9 01:02
저자 : 김광규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귀찮은 것
빼어버리지
충치만 생기고
어금니를 괴롭히는
사랑니는 빼어버려
철이 들면 무엇해
씹지도 못하는 걸
(의사의 말은 언제나
의학적으로 옳다)
하지만 빼어버리는 것도
고치는 것일까
(겁 많은 환자에겐 으레
어리석은 고집이 있으니까)
잠 못 자게 괴롭히는
미운 이빨을 그래도
나는 버리지 않을 테야
비록 귀찮은 사랑니지만
내 몫의 아픔을 주는
내 몸의 일부인 것을
내가 아니면 누가
씹으며 지그시
참을 수 있겠어
간직할 수 있겠어
빼어버리지
충치만 생기고
어금니를 괴롭히는
사랑니는 빼어버려
철이 들면 무엇해
씹지도 못하는 걸
(의사의 말은 언제나
의학적으로 옳다)
하지만 빼어버리는 것도
고치는 것일까
(겁 많은 환자에겐 으레
어리석은 고집이 있으니까)
잠 못 자게 괴롭히는
미운 이빨을 그래도
나는 버리지 않을 테야
비록 귀찮은 사랑니지만
내 몫의 아픔을 주는
내 몸의 일부인 것을
내가 아니면 누가
씹으며 지그시
참을 수 있겠어
간직할 수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