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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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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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의 노래

저자 : 탁명주     시집명 : 통째로 가슴이 멍들다
출판(발표)연도 : 1990     출판사 : 뿌리
돌의 노래
 
탁명주
 
 
  -  밀려 밀려 예까지 왔단다
  태풍이 커다란 옷자락으로 날 휘감았을 때
  그에게 몸을 맡겨 버렸다
  나의 잃어버린 한 쪽이 지금도 날 찾고 있어
  그 상처를 오래오래 남기고 싶었는데
  잘려나간 한 쪽을 이끼가 치료해 주었어
  난 말야 그저 짓밟히며 이제껏 참아왔단다
 
  세상은 저희들 맘대로야
  지금은 이렇게 평화로운 강가에
  잔잔한 물결이 날 애무하고 있지만
  언제 벼락이 날 때릴른지 몰라

  그냥 이대로 흘러가련다
  태풍이 내몸을 깎아도 항의할 수 없고
  폭포가 날 내던져도 소리할 수 없지만
  물결이 애무하며
  벗삼아 노래하는 즐거움이 있기에
  그 작은 행복에 겨워 그냥 이대로 흘러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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