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가을
0
934
2004.07.23 01:59
저자 : 박정순
시집명 : 물이랑마다 그리움만 소금쟁이 맴돌고
출판(발표)연도 : 1998
출판사 : 북토피아
변화
박정순
어둠이 남실대는 서울의 거리
긴 불빛 번쩍이며
풀어헤친 가슴 내 보이는
청사의 얼굴은
예그대로인데
여기 저기서
재잘거리는 자동차들의 웃음소리
어둠을 헤집고 나온다.
지난겨울
네 얼어붙은 방에는
쉬 녹여줄 난로 하나
살돈이 없어
꽁꽁 언 추위땜에
발만 동동 거렸었어
세월의 강물 따라
거센 풍랑도 더러 만나다 보니
뒤늦게 깨닫는 화두
슬픔도 지나고 보면
꽤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는 사실
이제야 철이 들더군
타달타달 걸어
남산 터널지나는 한강 바람이
생채기하며 얼싸안는데
기인 불빛 따라잡는
소공동 창가
빳빳하게 촉수 세운
자라목 접고
덥썩 손부터 내밀었던 반가움.
박정순
어둠이 남실대는 서울의 거리
긴 불빛 번쩍이며
풀어헤친 가슴 내 보이는
청사의 얼굴은
예그대로인데
여기 저기서
재잘거리는 자동차들의 웃음소리
어둠을 헤집고 나온다.
지난겨울
네 얼어붙은 방에는
쉬 녹여줄 난로 하나
살돈이 없어
꽁꽁 언 추위땜에
발만 동동 거렸었어
세월의 강물 따라
거센 풍랑도 더러 만나다 보니
뒤늦게 깨닫는 화두
슬픔도 지나고 보면
꽤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는 사실
이제야 철이 들더군
타달타달 걸어
남산 터널지나는 한강 바람이
생채기하며 얼싸안는데
기인 불빛 따라잡는
소공동 창가
빳빳하게 촉수 세운
자라목 접고
덥썩 손부터 내밀었던 반가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