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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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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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

저자 : 박정순     시집명 : 물이랑마다 그리움만 소금쟁이 맴돌고
출판(발표)연도 : 1998     출판사 : 북토피아
고목

박정순
 
 
솔바람에도 옷을 벗고
세월의 때 머문
가파른 비탈길에
서있는 고목

여름내내
가지에 둥지 틀은
새들은 새끼키워
어디론가 떠났다

앙상한 가지엔
안부 전화 한번 없이

부처도 못 바꾸는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라는
자연의 섭리
새들은 알 수 없었다

가슴에 부끄럼 하나 더 숨기며
술잔에 잠겨
침몰하는 나의 언어여

고목은 오늘도
외롭다고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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