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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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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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14

저자 : 박정순     시집명 : 재외동포 문학상 수상집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길.14

박정순               


산에는
항상 오르는 길만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산마루 지나고
산자락 향해 내려가는
내리막길 있다는 것을
이제사 깨닫는다

이 길 올라 올 때
뒷사람 위해
잡초를 베거나
잔가지 치기조차
못하였는데
산 길 올라오는 이가
길을 어떻게 가야하느냐고 물으면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산마루는 올라 가보지도 못하고
산길을 내려오는
지친 발걸음
햇솜 한 뭉치
머리에 인
들꽃이 하얗게 손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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