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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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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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가을 0 880
저자 : 김시탁     시집명 : 아름다운 상처
출판(발표)연도 : 2001     출판사 : 문학마을사
새벽 
 
김시탁


창 밖에 덜 마른 동양화 한폭 걸려 있다
소복을 입은 여자들이 몰려나와 밤새 신열로
뒤척이던 바람앞에 몸을 준다
도시는 맨살을 드러내고 시간이 샤워를 하는동안
알을 품고 있던 새들이 스스로 알을 깨뜨리고
깨어난다
아랫목에 묻혀 있던 꿈들이 따라 일어나고
일제히 창문을 여는 건강한 어깨들
삶의 정문 수위실 앞에는 씩씩하게 호루라기를 불며
이탈한 대열들이 정리된다
빈 게양대 위에 무공해 구름 한 장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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