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숲을 보며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가을 숲을 보며

가을 0 931
저자 : 김시탁     시집명 : 아름다운 상처
출판(발표)연도 : 2001     출판사 : 문학마을사
가을 숲을 보며

김시탁


고여있는 숲을 바람이 흔듭니다. 산새에 파 먹힌 붉은
시간들이 피를 흘립니다. 붉은 피를 본 소나무 하나가
시퍼렇게 질려 온몸을 떨고 서 있습니다. 제 살을 파
먹는 딱따구리를 고목은 나무라지 않습니다. 숲은 아
무도 자기 자리를 이탈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서로
어깨를 걸고 가슴을 비빕니다. 시린 햇살 한 조각도
나누어 먹으며 한 목소리로 소리를 만듭니다. 한번씩
계절의 불심검문에 숲 속의 나무들도 일제히 고개를
숙입니다. 파란 하늘을 쓱쓱 쓸어 이마가 벌겋게 달아
올라도 한번도 온몸을 눕혀 잠들어 본 적이 없습니
다. 자기 몫의 바람을 가지에 걸고 숲의 대열을
이탈하지 않습니다. 함께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이탈하지 않습니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