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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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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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가을 0 934
저자 : 김시탁     시집명 : 아름다운 상처
출판(발표)연도 : 2001     출판사 : 문학마을사
부도

김시탁


이파리 하나 없이
서 있는 자작나무 가지에
걸린 바람을 보았네

거기 내 마음이
달려가서 걸렸네
펄럭펄럭 위태로운 시간들이 걸렸네

절룩거리며 살아온
마흔 해의 세월이
가지 끝에 매달려 흔들리네

이파리 하나 없이
알몸뚱이로 서 있는 탱자나무 가지에
찢겨진 꿈들이 걸려
피 흘리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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