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가을
0
1168
2004.07.26 02:05
저자 : 김시탁
시집명 : 아름다운 상처
출판(발표)연도 : 2001
출판사 : 문학마을사
유 서
김시탁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의 사람이 되었지만
명찰 하나를 매달고
함부로 대열을 이탈하지
않았다
거둘 수 있는 것
이미 늦었고
소유가 없으니 버릴 것조차 없어
그저
망각의 보자기로 이 생을
싸야겠지
어차피 삶이란
혼자 위태하게 뒹굴다가
죽음 앞으로 스스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앉는 것
홀연히 털어 버리고 조건 없이
나를 철수시키자
돌아다보면 후회의 강
그 물결에 실려 아파 흐를 바엔
그 마음
글 자국 하나에 새기고 가자.
김시탁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의 사람이 되었지만
명찰 하나를 매달고
함부로 대열을 이탈하지
않았다
거둘 수 있는 것
이미 늦었고
소유가 없으니 버릴 것조차 없어
그저
망각의 보자기로 이 생을
싸야겠지
어차피 삶이란
혼자 위태하게 뒹굴다가
죽음 앞으로 스스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앉는 것
홀연히 털어 버리고 조건 없이
나를 철수시키자
돌아다보면 후회의 강
그 물결에 실려 아파 흐를 바엔
그 마음
글 자국 하나에 새기고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