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未來),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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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未來), 가을

김종제 0 861
저자 : 김종제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나의 미래는 개벽이다
나의 미래는 겨울의 얼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내속의 다른 내가 숨어 있어서
바닷속에서 뛰쳐나오고
다른 나와 싸우던
또 다른 내가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지각변동을 하는 것이다
가을 추수 뒤의 빈 논밭 같은 나에게
불을 놓아 태우면
일년 하고 열두 달 동안
우주까지 연기와 재가 자욱하게 퍼져
해와 달이 빛을 잃는다던가
한 번도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병겁이 창궐한다던가
몸 밖으로 한 발자욱도 나오지 못하고
단단한 껍질 속에서 숨 죽이고 있는   
나의 미래는 가을의 열매다
과수원 나무에 십자가처럼 나를 매달고
두 팔로부터 뻗어나간 덩굴에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열린
포도 송이를 하나씩 잘라내면
먼저 내가 딛고 섰던
땅이 갈라지고 나의 발바닥이 갈라지고
그 다음에 화산이 폭발하고
나의 눈이 나의 입이 
나의 마음이 차례대로 폭발하고
마지막으로
나의 내일도 폭발하고 나면 
내속에 오롯이 간직한 사랑 하나만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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