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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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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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이

가을 0 1093
저자 : 조수옥     시집명 : 어둠 속에서 별처럼 싹이 트다
출판(발표)연도 : 2002     출판사 : 갈무리
한석이

조수옥


갯메꽃 냄새가 나는 한석이
작은 체구이지만 달리기를 잘한다
공사판을 떠도는 아빠, 누나랑 할머니랑
시화호가 보이는 우음도에서 산다
곱셈 나눗셈이 서툴고
정답이 선죽교인데 서해대교라고 써
한바탕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장난을 잘 쳐 야단을 맞지만
노루, 토끼, 너구리, 꿩, 꽃사슴......
우음도에 사는 동물 이름은 다 외운다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 날이면 가끔
큰 눈곱을 달고 나오던 한석이

언젠가 손목에 처음 차 보는
전자시계를 보며 신기해하기도 했었지
수학여행비를 내지 못해
얼굴 붉히며 눈물 흘리던 한석이
오늘은 집 나간 엄마가 그리웠을까
입 앙다물고 운동장을 달린다
푸른 가을 하늘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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