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이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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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7 00:14
저자 : 조수옥
시집명 : 어둠 속에서 별처럼 싹이 트다
출판(발표)연도 : 2002
출판사 : 갈무리
한석이
조수옥
갯메꽃 냄새가 나는 한석이
작은 체구이지만 달리기를 잘한다
공사판을 떠도는 아빠, 누나랑 할머니랑
시화호가 보이는 우음도에서 산다
곱셈 나눗셈이 서툴고
정답이 선죽교인데 서해대교라고 써
한바탕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장난을 잘 쳐 야단을 맞지만
노루, 토끼, 너구리, 꿩, 꽃사슴......
우음도에 사는 동물 이름은 다 외운다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 날이면 가끔
큰 눈곱을 달고 나오던 한석이
언젠가 손목에 처음 차 보는
전자시계를 보며 신기해하기도 했었지
수학여행비를 내지 못해
얼굴 붉히며 눈물 흘리던 한석이
오늘은 집 나간 엄마가 그리웠을까
입 앙다물고 운동장을 달린다
푸른 가을 하늘을 달린다
조수옥
갯메꽃 냄새가 나는 한석이
작은 체구이지만 달리기를 잘한다
공사판을 떠도는 아빠, 누나랑 할머니랑
시화호가 보이는 우음도에서 산다
곱셈 나눗셈이 서툴고
정답이 선죽교인데 서해대교라고 써
한바탕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장난을 잘 쳐 야단을 맞지만
노루, 토끼, 너구리, 꿩, 꽃사슴......
우음도에 사는 동물 이름은 다 외운다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 날이면 가끔
큰 눈곱을 달고 나오던 한석이
언젠가 손목에 처음 차 보는
전자시계를 보며 신기해하기도 했었지
수학여행비를 내지 못해
얼굴 붉히며 눈물 흘리던 한석이
오늘은 집 나간 엄마가 그리웠을까
입 앙다물고 운동장을 달린다
푸른 가을 하늘을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