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천사원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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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7 00:23
저자 : 조수옥
시집명 : 어둠 속에서 별처럼 싹이 트다
출판(발표)연도 : 2002
출판사 : 갈무리
은평천사원
조수옥
날이 풀리자
천사들이 운동장에 나와 논다
몇몇은 땅에 금을 그어 놓고
그 선까지 뛰어가기 시합을 하고 있다
뛰다 넘어지면 햇살 움켜쥐고
다시 일어서는 아이들
생활관 앞 휠체어에 앉은 말없는 아이
홀로 어디 가려 하는지
휠체어 바큇살마다 어둠이
자물쇠처럼 채워져 굴러가지 않는다
엄마 곁에는 마음만 갈 수 있는 나라
네 묶인 몸 풀어줄 은총은 어디 있을까
배고픔만큼이나 사랑이 그리워
겨울이면 눈사람 만들어 눈빛 건네주던
언덕배기 개나리꽃 같은 아이야
손과 발이 있어도
잡을 수도 걸을 수도 없는
네가 가야 할 땅 위에 흙바람이 인다
햇빛 동산에서 연처럼 날 수 있는
네 푸른 하늘은 어디
조수옥
날이 풀리자
천사들이 운동장에 나와 논다
몇몇은 땅에 금을 그어 놓고
그 선까지 뛰어가기 시합을 하고 있다
뛰다 넘어지면 햇살 움켜쥐고
다시 일어서는 아이들
생활관 앞 휠체어에 앉은 말없는 아이
홀로 어디 가려 하는지
휠체어 바큇살마다 어둠이
자물쇠처럼 채워져 굴러가지 않는다
엄마 곁에는 마음만 갈 수 있는 나라
네 묶인 몸 풀어줄 은총은 어디 있을까
배고픔만큼이나 사랑이 그리워
겨울이면 눈사람 만들어 눈빛 건네주던
언덕배기 개나리꽃 같은 아이야
손과 발이 있어도
잡을 수도 걸을 수도 없는
네가 가야 할 땅 위에 흙바람이 인다
햇빛 동산에서 연처럼 날 수 있는
네 푸른 하늘은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