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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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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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가을 0 902
저자 : 조수옥     시집명 : 어둠 속에서 별처럼 싹이 트다
출판(발표)연도 : 2002     출판사 : 갈무리
매미

조수옥


팔월 염천
골목 전봇대에서 매미가 운다

땅속에서 굼벵이로
수년간 어둠을 갉아대다
세상에 나와 단 몇 날의 생을 위해
온몸 닳도록 우는 너

(지난해 강제로 이곳을 떠난 날개 찢긴
철거민 매미들 어디에서 울고 있을까)

한 생애 저물도록
뱃속에 든 시퍼런 울음
다 퍼내고 나면
세상에 남는 것 빈 껍질뿐

산다는 것은 저마다
울음보따리 하나씩 갖고
소리 없이 우는 것인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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