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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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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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 3

가을 0 920
저자 : 조수옥     시집명 : 어둠 속에서 별처럼 싹이 트다
출판(발표)연도 : 2002     출판사 : 갈무리
황토 3

조수옥


대숲 사이 김노인 상가집에 불이 밝다
그 노인 여러 날 보이지 않아
동네 동무 박노인이 문을 열어보니
두 다리 포갠 채 움츠려 죽어 있더란다
며칠 전 김노인 부인 경운기에서
떨어져 읍내 병원에 입원했는데
농협빚에 병원비까지 겹쳐
농약을 마시고 죽었을 거라며
동네 아낙들 혀를 끌끌 찬다
몸을 닦다 보니 입 속이며 콧구멍에
쉬파리가 알을 슬어 놓았다니 김노인은
죽어서도 시신마저 구더기 먹이가 된 것인가
죽지 못해 살아 있음이 들녘의
쑥부쟁이만큼도 못해 남은 자투리 생을
제초제로 남김없이 태워 버렸을까
거북등 같은 산등성 평생 부쳐먹던
두마지기 황토밭에 구더기와 함께 묻힌
절름발이 김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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