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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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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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 5

가을 0 875
저자 : 조수옥     시집명 : 어둠 속에서 별처럼 싹이 트다
출판(발표)연도 : 2002     출판사 : 갈무리
황토 5

조수옥


그래도 자식들 공장살이 돈벌이로
설쇠러 찾아와 알콜 중독 저희 아버지
몸 씻기고 옷을 갈아 입히자
겨우 눈을 떴다는 동현이 형님
몇 년 전 그의 어머니는
뒤시랑골에서 산지기하다 그만
농약 먹고 자살을 해 버렸고
공사판에서 일을 하던 그이 마누라는
떠돌이 목수와 눈이 맞아 집을 나가버렸다
한때 술 생각이 나면 마을 빈집을
골라 불을 지른 동현이 형님
이제 썩은 서까래 내려앉듯 방구석에
폭삭 주저앉아 큰눈 껌벅이며
집 나간 못된 마누라를 생각하고 있을까
설쇠고 자식들 객지로 훨훨 날아가 버리면
혼자 어떻게 이 겨울을 보내려나
마당에 눈발은 사납게 짖어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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