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판에 서서 - 최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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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판에 서서 - 최범영

최범영 0 899
저자 : 최범영     시집명 : 연이 걸린 둥구나무
출판(발표)연도 : 2005     출판사 :
장춘사5: <벌판에 서서>

                      최범영

끝도 없는 벌판에 서서
나는 땅과 하늘이 입을 대고
무언가 종알거리는 양만 보았다
산으로 에워싸인 곳에 살며
울타리를 치곤 하지만
산골 다락 논을 가꾸던 마음으로는
저 벌판을 가두고 울타리 칠 수 없다
또 섬나라 살며
뭍 땅에 도둑질로 살던 마음과
어디도 갈 수 없는 갇힌 곳
사람들을 쥐어짜던 마음으로는
저 땅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없다
총을 쏜들 맞을 사람 없고
대포를 쏜들 부서질 집이 없다
내 땅이라 깃발을 세워도
바람 몰아쳐 꺾어버리는 벌판뿐이다
네 조상의 땅이라 아무리 외쳐도
그 메아리는 너만 듣고
네가 되찾는다 몸부림쳐도
지나치는 양떼의 울음소리에 묻힌다
하늘과 땅이 만나는 이 대지는
사람의 땅 아닌 천제(天帝)와 하백(河伯)의 땅
누가 깃발을 세웠다 해도 잠시뿐이니
그 믿음이 섰을 때 이 벌판에 서라

(2004/7/7)

장춘에서 하르빈-밍슈이-바이취안-베이안-우다리엔치(거의 러시아 국경)
850km를 여행하며 본 소감으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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