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 듁부인 슈졀가(烈女竹婦人守節歌) - 최범영
최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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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9 09:51
저자 : 최범영
시집명 : 연이 걸린 둥구나무
출판(발표)연도 : 2005
출판사 :
<열여 듁부인 슈졀가(烈女竹婦人守節歌)>
최범영
젊은 청춘 끓는 원기 하늘을 찔러있고
밤만 되면 서방님과 뒤치고 엎어치어
기가 넘친 정열부인 서방님을 잡았더라
훌훌 떠난 서방님아 무심쿠나 애닲구나
정염의 훈기 뿜어내어 동네수캐 달려드나
누구도 맘에 안 차 눈길 한번 안 주더니
임오년 단오날에 그네타러 나갔다가
첫눈 반해 눈 뒤집혀 상사병에 꼴딱꼴딱
그를 본 남정네가 보쌈을 해 갔다더라
사람 살이는 돈도 좋고 수절도 좋다지만
끓어오르는 불꽃일랑 어디서도 못 끄올 새
샛서방을 만나라도 살 수 밖에 없었으니
샛서방 만나 도는 생기 사방으로 뻘쳐지고
팔난봉이 샛서방도 죽부인만 탐을 할 새
동네 수캐 안 흘겨보고 덤비는 놈 없었더라
하늘 주신 인연일랑 참말로 얄궂구나
진작에 인연 됐었으면 서방 잡진 않으련만
후여후여 내쉬는 한숨 끝이 없이 퍼지더라
그리 그리 살다가는 쉰해를 더 보낸 뒤에
하늘이 불러재치니 훠이훠이 떠나가네
먼저 간 서방 겁이 나고 오던 길이 아득쿠나
가는 길 돌아 보니 살던 서방 옷은 있으되
몸은 나무 되었으니 샛서방님 어디 있소
보고지고 보고지고 늦생 서방 보고지고
그럼 좋다 얼싸좋다 청상수절 어절씨고
나를 아는 후손들아 수절비를 세워두고
내 살던 집 대문에는 홍살문을 세워다오
내 평생에 외간 남자 맞은 적도 없었더니
죽어야 승이 난다 이런 때 쓰는 말이로다
(2004/7/28)
*더위에 죽부인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모두 건안하시길 빕니다
최범영
젊은 청춘 끓는 원기 하늘을 찔러있고
밤만 되면 서방님과 뒤치고 엎어치어
기가 넘친 정열부인 서방님을 잡았더라
훌훌 떠난 서방님아 무심쿠나 애닲구나
정염의 훈기 뿜어내어 동네수캐 달려드나
누구도 맘에 안 차 눈길 한번 안 주더니
임오년 단오날에 그네타러 나갔다가
첫눈 반해 눈 뒤집혀 상사병에 꼴딱꼴딱
그를 본 남정네가 보쌈을 해 갔다더라
사람 살이는 돈도 좋고 수절도 좋다지만
끓어오르는 불꽃일랑 어디서도 못 끄올 새
샛서방을 만나라도 살 수 밖에 없었으니
샛서방 만나 도는 생기 사방으로 뻘쳐지고
팔난봉이 샛서방도 죽부인만 탐을 할 새
동네 수캐 안 흘겨보고 덤비는 놈 없었더라
하늘 주신 인연일랑 참말로 얄궂구나
진작에 인연 됐었으면 서방 잡진 않으련만
후여후여 내쉬는 한숨 끝이 없이 퍼지더라
그리 그리 살다가는 쉰해를 더 보낸 뒤에
하늘이 불러재치니 훠이훠이 떠나가네
먼저 간 서방 겁이 나고 오던 길이 아득쿠나
가는 길 돌아 보니 살던 서방 옷은 있으되
몸은 나무 되었으니 샛서방님 어디 있소
보고지고 보고지고 늦생 서방 보고지고
그럼 좋다 얼싸좋다 청상수절 어절씨고
나를 아는 후손들아 수절비를 세워두고
내 살던 집 대문에는 홍살문을 세워다오
내 평생에 외간 남자 맞은 적도 없었더니
죽어야 승이 난다 이런 때 쓰는 말이로다
(2004/7/28)
*더위에 죽부인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모두 건안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