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폭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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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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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폭 아래서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황제여
출판(발표)연도 : 1970     출판사 : 선교회출판부
기폭 아래서
 
                                  이향아
 
 
끝내 오르고 싶은 곱디 고운 하늘로
허구헌 날 나부끼는 몸짓이어라.

옷소매 살포시 부딛고 이내 멍멍히
돌아간
미움이라곤 손톱만큼도 없는 사람
간절히 부르는 손짓이어라.

어느 날인가 한 번은 흰새가 되리,
돌사닥 난간에도 꽃씨를 심고 싶어
뒤채기며 흐느끼는 소망이어라.

목 늘여도 발돋움해도 아득한 당신에게
사운대고 싶은 긴한 말씀들
시방, 온 가슴 솟구쳐 읊조리는 시간
목숨보다 슬픈 보람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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