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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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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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물새에게
출판(발표)연도 : 1983     출판사 : 문지사
식탁
 
                            이향아

 
 내 자란 항구, 서해 바닷물 퍼서
 내가 만든 요리는
 조금씩 짜다.
 잊은 듯 행여 행여 더 끓다가
 피도 눈물도 남들보다 더 짤 것이다.
 
 애 가뭄에 독 오른 고추,
 내가 만든 요리는
 조금씩 맵다.
 쏘아붙이는 외마디 소리
 밋밋한 숨결 중에
 솟구치는 기운,
 속의 열기다.

 솥 뚜껑을 열면
 알라딘의 요술 램프,
 번번이 밥은 질고 숭늉은 쓰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리에 앉아
 먼 산을 우러르듯 그립게 둘러 앉아
 딸 흘려 이 질긴 요리를 씹자.
 나는 그대 산호 보석같은 입을 벌리어
 오늘도 겨우
 아프고 질긴 맛이나 저며 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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