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누우며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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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1 12:12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물새에게
출판(발표)연도 : 1983
출판사 : 문지사
돌아누우며
이향아
돌아누울 때마다 등이 시리다
배반하는 자보다 나는 춥다
멀고 먼 지층의 사닥다리 밑으로 아리한 절망
이 하강.
돌아누울 때마다 언제나
새로 만나는 낯선 어둠의
아까 버린 어둠보다
육중한 손
밤새도록 뒤채겨도 끝내는
한 치 밖으로도 도망치지 못하면서
나는 끝없이 끝없이
돌아눕는다
슬프다
머리 끝에서 발 뒷굼치까지
떨리는 인욕의 날을 세우고
내일 아침 한웅큼 삭아내릴
후회로나 남을까
망설이며 맹세하듯
돌아 눕는다.
이향아
돌아누울 때마다 등이 시리다
배반하는 자보다 나는 춥다
멀고 먼 지층의 사닥다리 밑으로 아리한 절망
이 하강.
돌아누울 때마다 언제나
새로 만나는 낯선 어둠의
아까 버린 어둠보다
육중한 손
밤새도록 뒤채겨도 끝내는
한 치 밖으로도 도망치지 못하면서
나는 끝없이 끝없이
돌아눕는다
슬프다
머리 끝에서 발 뒷굼치까지
떨리는 인욕의 날을 세우고
내일 아침 한웅큼 삭아내릴
후회로나 남을까
망설이며 맹세하듯
돌아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