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새에게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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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1 12:13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물새에게
출판(발표)연도 : 1983
출판사 : 문지사
물새에게
이향아
갈매의 바다
멀고도 깊은 눈
사랑을 지키던 천신들도 죽으면
나도 죽으면 그리로 가서
소금 눈물 몇 방울 그 바다에
섞으리
물새야, 물새야
너는 좋겠다
내 평생 멍든 속병
눈빛을 겨냥하는 일
나를 보는 은총 앞에 마주 서는 일
눈부셔 눈부셔라
수평선 골목길로 스며드는 일
물새야, 제 신명에 춤이라도 추는 것아
나를 데려다가 파도 위에 띄워 다오
그 사람이 돌아오는 날갯소리 바람소리
기다림의 귀밝은 그물은 그만 걷고
허허로운 바다 그 과녁에
취하여 아득한 검불 하나,
검불같이 가벼운
물새나 되어 뜨게
흐느적거리게 나도,
끼룩거리게
이향아
갈매의 바다
멀고도 깊은 눈
사랑을 지키던 천신들도 죽으면
나도 죽으면 그리로 가서
소금 눈물 몇 방울 그 바다에
섞으리
물새야, 물새야
너는 좋겠다
내 평생 멍든 속병
눈빛을 겨냥하는 일
나를 보는 은총 앞에 마주 서는 일
눈부셔 눈부셔라
수평선 골목길로 스며드는 일
물새야, 제 신명에 춤이라도 추는 것아
나를 데려다가 파도 위에 띄워 다오
그 사람이 돌아오는 날갯소리 바람소리
기다림의 귀밝은 그물은 그만 걷고
허허로운 바다 그 과녁에
취하여 아득한 검불 하나,
검불같이 가벼운
물새나 되어 뜨게
흐느적거리게 나도,
끼룩거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