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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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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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물새에게
출판(발표)연도 : 1983     출판사 : 문지사
두 팔
 
                          이향아
 
 
나는 그때 당신을 껴안을 팔이 없어서
두 눈에 수정궁 우물을 팠습니다
아홉 자 깊이 내 품은 넉넉하여
큰 바다 돌풍을 속이기도 했습니다

지금 내겐 쭉지 같은 두 손이
돋았어도
당신을 안기는
불편합니다
그대 걸친 옷은 날이 갈수록
육중하고 훈장도 무겁습니다
한 자욱만 옮겨도 천둥 소리가 납니다
온갖 그늘에 우물물도 흐리어 별 하나 뜰 자리 없습니다

두 팔이 죽순처럼 피어올라
내 날개가 되어도
나는 더욱 당신을 부르지 못합니다
내 두 팔이 움킨 것은 한 줌의 재, 한갓 바람
저 도취의 공간을 떠돌던 바람
제웅의 부서진 어깨뿐입니다
아, 나는 당신을 포옹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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