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인 듯, 마지막인 듯 -이른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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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인 듯, 마지막인 듯 -이른 봄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물새에게
출판(발표)연도 : 1983     출판사 : 문지사
처음인 듯, 마지막인 듯
-이른 봄

                      이향아
 
 
차를 탄다
바퀴 달린 신발 신고 저승을 내왕한다
내 관절, 마디 마디에
대통 속같이 길은 뚫리고
세상이 지금 끝난다 해도
뭐 그리 억울할 것 있으랴

뒤숭숭한 날이면 자꾸 머리를 빗고 싶다
지친 모공이라도 열리면
이 멀미가 가라앉을까
몸살이 풀릴까
허공에 내 온 몸 바스라져 
먼지처럼 작게 나부낄 수 있을까

거리로 쏟아져 나온
저 길 잃은 사람들
때묻은 깃발처럼 출렁대는 외로움
손 매듭 아프게 비틀어 악수를 하면
처음인 듯,
마지막인 듯
눈물겨운 손
 
그대 잠긴 문을 흔들어
얼어붙은 눈동자에 입김을 쐬는
지금은 바람도 날라리 같은 춘삼월
옥타브를 넘듯 능선을 넘어
납덩이 같은 겨울 장벽을 헐어내리는
지금은 말하자면 아주 이른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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