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이향아
 
 
올 겨울은 유독 뼈만 앙상하다
우체부는 근 열흘 얼씬도 않고
사온일도 입춘도 말라 붙었다

죽음이 해롱거리는 구들장을 베고서도
거리엔 온통 기적들만 딩군다
철갑의 저 대문을 처부수고
불사의 거리로 뛰쳐나온
참 희한한
부활의 얼굴들 

갓 스물에 홀로 죽은
동무가 그립다
올 겨울 내내 밉다
아무것도 모르는 게
죽기부터 먼저 한 동무가 건방지다
올 겨울엔
미치게 사람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