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악수할 자신이 없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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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1 12:56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눈을 뜨는 연습
출판(발표)연도 : 1978
출판사 : 시문학사
나는 악수할 자신이 없다
이향아
손울 내민다
광야를 건너듯 우리 사이 녹슨 대지를 넘어
비로소 뻗치는 맹세와도 같이
당신은 내 손을
옳게 붙잡을 수 있는가?
움켜쥔 손, 만단으로 헝크러진 푸른 핏줄
거기 시냇물처럼 솟아나는 노래까지
흘리지 않고 죄다 받을 수 있을까?
겁먹은 운명의 패인 손금에
땀이 도랑물같이 흘러
우리들 순결을 병들게 하지 않을까?
손의 차거움이 서로를 조금씩 죽게하지 않을까?
당신의 손
내 하늘을 열두 번 가리고도 남을
거대한 손
잡고 흔들 때의 힘이 두렵다
나는 악수할 자신이 없다
당신이 내 손을 잡고 영영 놓지 않을는지 모른다
이향아
손울 내민다
광야를 건너듯 우리 사이 녹슨 대지를 넘어
비로소 뻗치는 맹세와도 같이
당신은 내 손을
옳게 붙잡을 수 있는가?
움켜쥔 손, 만단으로 헝크러진 푸른 핏줄
거기 시냇물처럼 솟아나는 노래까지
흘리지 않고 죄다 받을 수 있을까?
겁먹은 운명의 패인 손금에
땀이 도랑물같이 흘러
우리들 순결을 병들게 하지 않을까?
손의 차거움이 서로를 조금씩 죽게하지 않을까?
당신의 손
내 하늘을 열두 번 가리고도 남을
거대한 손
잡고 흔들 때의 힘이 두렵다
나는 악수할 자신이 없다
당신이 내 손을 잡고 영영 놓지 않을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