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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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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에서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동행하는 바람
출판(발표)연도 : 1975     출판사 : 한국문학사
우체국에서
 
                      이향아
 
 
우표를 산다.
11월 해풍에 엽서를 쓴다
아슬한 고향의 열차를 타듯

저 창구에는 숱한 사람들이 뿌리고 간
세세한 통사정
내가 또 두고 갈 쓸쓸한 고백

우주의 귀퉁이
협소한 주소에
당신은 내가 아는 땅 위의 한 사람

벌거벗은 목숨 곤곤한 물살을
순수의 바가지로 길어 올려서
떠나 보내야지,
속죄하듯
풀어서 전해야지

오늘도 흐린 날씨
자욱한 먼지 속에
창천에 파묻힐라
매운 눈물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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