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뇌성 번개칼로 -찬송가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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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1 13:22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동행하는 바람
출판(발표)연도 : 1975
출판사 : 한국문학사
여름 뇌성 번개칼로
- 찬송가
이향아
내 크신 어머니는 기운이 없어
꺼지는 한숨, 짜디 짠 눈물
20년 출타중인
눈 먼 아버지의 잠긴 목소리
저녁나절 동구밖에 그의 소릴 듣습니다
친척과 벗들은 몰려왔다 떠나고
잊어버립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불쌍한 사람이여,
우리들의 이 큰 역모
60년 형기를 끝내야 하는
가엾은 죄인이여
우리는 부지런히
배반할 꿈을 꿉니다
존경하는 선생님,
그 수첩에는
우등생이던 내 이름이 살아
용트림할지라도
열등한 이 고독을 말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
당신껜 더 더욱 말 못합니다
말 않게 하세요
더디 울게 하세요
10월 풍랑 같은 내 발원은
어둠 뇌성 번개칼로 찌르시어서
가락가락 하늘에 띄워 주세요
- 찬송가
이향아
내 크신 어머니는 기운이 없어
꺼지는 한숨, 짜디 짠 눈물
20년 출타중인
눈 먼 아버지의 잠긴 목소리
저녁나절 동구밖에 그의 소릴 듣습니다
친척과 벗들은 몰려왔다 떠나고
잊어버립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불쌍한 사람이여,
우리들의 이 큰 역모
60년 형기를 끝내야 하는
가엾은 죄인이여
우리는 부지런히
배반할 꿈을 꿉니다
존경하는 선생님,
그 수첩에는
우등생이던 내 이름이 살아
용트림할지라도
열등한 이 고독을 말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
당신껜 더 더욱 말 못합니다
말 않게 하세요
더디 울게 하세요
10월 풍랑 같은 내 발원은
어둠 뇌성 번개칼로 찌르시어서
가락가락 하늘에 띄워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