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섞으며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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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2 04:43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껍데기 한 칸
출판(발표)연도 : 1986
출판사 : 오상사
흙을 섞으며
이향아
신발 밑에 묻혀온 남도의 황토
서울 터미널 시멘트 바닥에 떨어진다
꽃이 될 양분같이
별이 될 금가루같이
흙은 눈깜짝할 새 종적없이 떠나간다
제 각각 돌아가는
팔방으로 찢겨가는
옷자락의 땟국이 된다.
땟국으로 흐르다가 어느 강 하구
제살끼리 소리치는
자갈이라도 되려는가
태평양 바다 물 한 바가지 퍼서
아시아 귀퉁이 골목에 뿌려
태평양 바다 물 한 바가지 퍼서
비안 개 깃털로 뿜어내려고
이 땅 저 땅 나도 기웃거리며
웅크렸던 몸 흙으로 푼다
낯선 흙모래나 섞고 다닌다
이향아
신발 밑에 묻혀온 남도의 황토
서울 터미널 시멘트 바닥에 떨어진다
꽃이 될 양분같이
별이 될 금가루같이
흙은 눈깜짝할 새 종적없이 떠나간다
제 각각 돌아가는
팔방으로 찢겨가는
옷자락의 땟국이 된다.
땟국으로 흐르다가 어느 강 하구
제살끼리 소리치는
자갈이라도 되려는가
태평양 바다 물 한 바가지 퍼서
아시아 귀퉁이 골목에 뿌려
태평양 바다 물 한 바가지 퍼서
비안 개 깃털로 뿜어내려고
이 땅 저 땅 나도 기웃거리며
웅크렸던 몸 흙으로 푼다
낯선 흙모래나 섞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