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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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2 04:44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껍데기 한 칸
출판(발표)연도 : 1986
출판사 : 오상사
씀바귀
이향아
기어코
일을 저질렀구나
어질병나는 봄
눈멀어 보내고
각다귀떼 치달아
억센 여름
돌자갈 뙤약볕에
물구나무 서더니
씀바귀야
씀바귀야
거기서도 일을
저질렀구나
너 기어코
피워냈구나
불넝울 한 줌 재로
떠나가거라
온 하늘
온 땅
비워둘 테니
부서지는 가슴 풀고
떠나가거라
내 등잔 마른 심지
타들어간다
들키기 전 어서어서
떠나가거라
이향아
기어코
일을 저질렀구나
어질병나는 봄
눈멀어 보내고
각다귀떼 치달아
억센 여름
돌자갈 뙤약볕에
물구나무 서더니
씀바귀야
씀바귀야
거기서도 일을
저질렀구나
너 기어코
피워냈구나
불넝울 한 줌 재로
떠나가거라
온 하늘
온 땅
비워둘 테니
부서지는 가슴 풀고
떠나가거라
내 등잔 마른 심지
타들어간다
들키기 전 어서어서
떠나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