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노래 -여가(餘歌)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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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2 04:45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껍데기 한 칸
출판(발표)연도 : 1986
출판사 : 오상사
남아 있는 노래
-여가(餘歌)
이향아
삼동의 낡은 이불
일광에 띄어 놓고
천지로 나뉘는
이별을 겪는 오정
내 길고도 깊은 잠은
비로소 낙화하듯 비늘 벗는다
돌아갈까
방은 아직 비옥한 어둠
어두운 방은 안식
두 발은 전설에 묻고
쭉지는 접어
하염없는 몽유의 강을 건너는
방은 아직 비옥한 어둠
어두은 방은 안식
눈부셔라, 눈이 부셔라, 스치는 바람
나는 빨래줄에 사지를 늘인다
아, 변절을 꿈꾸듯이
끈끈한 모성의 습기는 걷고
한 알갱이
떠돌이 혼백처럼
자유롭다
-여가(餘歌)
이향아
삼동의 낡은 이불
일광에 띄어 놓고
천지로 나뉘는
이별을 겪는 오정
내 길고도 깊은 잠은
비로소 낙화하듯 비늘 벗는다
돌아갈까
방은 아직 비옥한 어둠
어두운 방은 안식
두 발은 전설에 묻고
쭉지는 접어
하염없는 몽유의 강을 건너는
방은 아직 비옥한 어둠
어두은 방은 안식
눈부셔라, 눈이 부셔라, 스치는 바람
나는 빨래줄에 사지를 늘인다
아, 변절을 꿈꾸듯이
끈끈한 모성의 습기는 걷고
한 알갱이
떠돌이 혼백처럼
자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