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群山) -사친가(思親歌)-3-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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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2 04:48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껍데기 한 칸
출판(발표)연도 : 1986
출판사 : 오상사
군산(群山)
-사친가(思親歌)-3-
이향아
물론 군산을 아시겠죠
신창동 기왓장에 산벗나무 그늘져
추억의 초저녁같이
눅진하던 골목
채마밭에 머우 부추
조선 꽈리 뿌리가 해마다 약오르던
안돼요 거기는.
우렁이처럼 돌아
숨어서 가요
헛간 기둥에서 느티나무께로 걸쳐맸던
그넷줄같이
세월이 삭았을 테지, 삭았을 테지
공원에서 내려다 보던 장항 제련소
사시철 허옇게 산발하고 하염없이 하염없이
근심을 낚아 올리던 굴뚝 연기
해망동 부두에서 낮은 뱃고동 울먹이던 소리
젓조기 비린내 흥정꾼들
별 일도 아닌 것을 두런대는 소리가
잠겼다 떠올랐다 해가 지던 곳
둠배미로 가는 콩나물 고개
석양을 딛고 서서
나는 지금
발이 저려요,
추워요,
입술이 터요
-사친가(思親歌)-3-
이향아
물론 군산을 아시겠죠
신창동 기왓장에 산벗나무 그늘져
추억의 초저녁같이
눅진하던 골목
채마밭에 머우 부추
조선 꽈리 뿌리가 해마다 약오르던
안돼요 거기는.
우렁이처럼 돌아
숨어서 가요
헛간 기둥에서 느티나무께로 걸쳐맸던
그넷줄같이
세월이 삭았을 테지, 삭았을 테지
공원에서 내려다 보던 장항 제련소
사시철 허옇게 산발하고 하염없이 하염없이
근심을 낚아 올리던 굴뚝 연기
해망동 부두에서 낮은 뱃고동 울먹이던 소리
젓조기 비린내 흥정꾼들
별 일도 아닌 것을 두런대는 소리가
잠겼다 떠올랐다 해가 지던 곳
둠배미로 가는 콩나물 고개
석양을 딛고 서서
나는 지금
발이 저려요,
추워요,
입술이 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