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인리(唐人里) 근처 - 박목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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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인리(唐人里) 근처 - 박목월

hanwori 0 7796
저자 : 박목월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당인리변두리에
터를 마련할가보아.
나이는 들고....
한 사오백평(돈이 얼만데)
집이야 움막인들.
그야 그렇지. 집이 뭐 대순가.
아쉬운 것은 흙
오곡이 여름하는.
보리-수수-감자
때로는 몇그루 꽃나무.
나이는 들고....
아쉬운 것은 자연.
너그러운 호흡, 가락이 긴
삶과 생활.
흙하고 친하고
(아아 그 푸군한 미소)
등어리를
햇볕에 끄실리고
말하자면
정신의 건강이 필요한.
당인리변두리에
터를 마련할가보아
(괜한 소리. 자식들은
어떡하고, 내가 먹여살리는)
참, 그렇군.
한쪽 날개는 죽지채 부러지고
가련한 꿈.
그래도 사오백평
땅을 가지고(돈이 얼만데)
수수-보리-푸성귀
(어림없는 꿈을)

지친 삶, 피로한 인생
두발은 희끗한 눈이 덮이는데.
마음이 허전해서
너무나 허슬한 채림새로
(누구나 허술하게 떠나가야 하지만)
길떠날 차비를.
기도 한 구절 올바르게
못드리고
아아 땅버들 한가지만 못하게
(괜찮아, 괜찮아)
아냐. 진정으로 까치새끼 한마리만 못하게
어이 떠날가보냐.
나이는 들고....
아쉬운 것은 자연.
그 품안에 쉴
한 사오백평.
(돈이 얼만데)
바라보는 당인리 근처를
(자식들은 많고)
잔잔한 것은 아지랑인가(이 겨울에)
나이는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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