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물을 얹어 놓고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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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2 10:13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갈꽃과 달빛과
출판(발표)연도 : 1987
출판사 : 홍익출판사
찻물을 얹어 놓고
이향아
물보다 가슴이
먼저 끓는다.
이것이 내 몸에 독이 된다면
목숨의 한 귀퉁이 떼어서 주고
이것이 혹시라도 약이 된다면
묵혀 둔 먹빛 울움 타서 마시리
주전자엔 두어 컵
순수의 물이 끓고
나는 지금 껍질 채
가라앉고 싶다.
이향아
물보다 가슴이
먼저 끓는다.
이것이 내 몸에 독이 된다면
목숨의 한 귀퉁이 떼어서 주고
이것이 혹시라도 약이 된다면
묵혀 둔 먹빛 울움 타서 마시리
주전자엔 두어 컵
순수의 물이 끓고
나는 지금 껍질 채
가라앉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