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란 빛은 거기서 내려 -하늘을 보며 -2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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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2 10:23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갈꽃과 달빛과
출판(발표)연도 : 1987
출판사 : 홍익출판사
빛이란 빛은 거기서 내려
-하늘을 보며 -2
이향아
하수의 바닥
끓어오르는 바람
씨 맺는 풀꽃과 마른 덤불에
하늘은 눅눅히 내려 앉아서
아침 저녁 혼몽한
내
취기가 된다
날개가 된다
하늘은 꽉 차서
손톱 하나 들어가지 않는
지엄한 밀도이다가
한 알갱이 먼지로 녹이는
뜨거운 가슴이다가
출렁거리며 흔적 없이 사라지는
허무한 지평이다가
하늘이여
나를 팽개치는 무심이여,
무심 속에 눕는 자유와도 같이
자유 속에 움트는 슬픔과도 같이
내왕하시는 이
하늘에 계신 이
처음부터 마지막 날까지
혼자 왕이신 이여
하늘에 계신 내 주인이시여
-하늘을 보며 -2
이향아
하수의 바닥
끓어오르는 바람
씨 맺는 풀꽃과 마른 덤불에
하늘은 눅눅히 내려 앉아서
아침 저녁 혼몽한
내
취기가 된다
날개가 된다
하늘은 꽉 차서
손톱 하나 들어가지 않는
지엄한 밀도이다가
한 알갱이 먼지로 녹이는
뜨거운 가슴이다가
출렁거리며 흔적 없이 사라지는
허무한 지평이다가
하늘이여
나를 팽개치는 무심이여,
무심 속에 눕는 자유와도 같이
자유 속에 움트는 슬픔과도 같이
내왕하시는 이
하늘에 계신 이
처음부터 마지막 날까지
혼자 왕이신 이여
하늘에 계신 내 주인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