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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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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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으소서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갈꽃과 달빛과
출판(발표)연도 : 1987     출판사 : 홍익출판사
잊으소서
 
                      이향아
 
 
내 죄를 기억하지 마옵소서

고개를 반 뼘만 숙여도
보입니다
겉절은 푸성귀 같은 내가 보입니다
간국이 다 배지 못해서 거들거리는
초록밭으로 도망치는
내가 보입니다

벽공에 던져진 티끌 하나
깊은 잠 속에 죽은 듯이 구부린
티끌 같은 씨앗 하나
내가 보입니다

돌밭 가뭄에 그리고 폭풍우에
가시나누로 자랍니다
쇠가죽보다 질긴
희망으로 견딥니다

기억하지 마옵소서,
잊으소서

흰빛으로 바래든지
검은 빛으로 익히든지
기억하지 마옵소서
잊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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