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명경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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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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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명경같이

가을 0 1004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갈꽃과 달빛과
출판(발표)연도 : 1987     출판사 : 홍익출판사
나는 명경같이
 
                      이향아
 
 
내 목숨을 새로 태워 주세요.
그러면 나는 걷던 길을 다시 걸어서
내 생명을 복습하겠습니다
큰 길도 골목도 익히 앎으로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어디쯤어둠과 진흙 수렁과 돌부리가 있는지.
언제쯤 기근과 질병과 태풍이 얼마나 지독한지,
그러나 이내 지나가 버린다는 것도
알 것입니다.
나는 피하거나, 달리 꾀를 부리지 않을 것이며
저질렀던 잘못을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명경같이 살고 싶어서 그럽니다
나는 다시 살고 싶어서 그럽니다
내가 욕심낸 남의 물건이
나를 부유하게 하지 못했습니다
남을 속여 얻은 평화가
세상에는 없었습니다

거짓 꾸밈으로 호드기 같은
빈 바람 소리만 일어
나는 내 영혼을 외로운 들 밖에 세워두었습니다.
오만과 불신과 간특함이여
내 종일 길어올리는 부끄러움이여
어찌하면 좋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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