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볕에 나를 탁본(卓本)하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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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3 01:37
저자 : 이준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여름 볕에 나를 탁본(卓本)하다
이 준 호
바짝 마른 것이 배만 볼록하다.
누렇게 변색된 이를 드러내며
너스레 뱉어내는 웃음 너머로
세월의 흔적이 짙게 묻어 나오고
애써 가지런히 빗어낸 나잇살은
뙤약볕에 늘어져 졸고 있다.
아직도 버리지 못한 욕망은
손가락 끝을 떠나지 못하고
손톱 끝에 매달려 잠이 들어 있고
비좁은 바지 주머니 가득히
싸구려 자존심만 가득하다.
세상에 반쯤은 팔아 넘긴 양심과
너저분하게 흩어져 있는 변명들이
모퉁이가 헤진 바구니에 담겨진
회색 빛 하루에게 흥정을 한다.
살점을 깊게 내어주고 값을 깎는다.
이 준 호
바짝 마른 것이 배만 볼록하다.
누렇게 변색된 이를 드러내며
너스레 뱉어내는 웃음 너머로
세월의 흔적이 짙게 묻어 나오고
애써 가지런히 빗어낸 나잇살은
뙤약볕에 늘어져 졸고 있다.
아직도 버리지 못한 욕망은
손가락 끝을 떠나지 못하고
손톱 끝에 매달려 잠이 들어 있고
비좁은 바지 주머니 가득히
싸구려 자존심만 가득하다.
세상에 반쯤은 팔아 넘긴 양심과
너저분하게 흩어져 있는 변명들이
모퉁이가 헤진 바구니에 담겨진
회색 빛 하루에게 흥정을 한다.
살점을 깊게 내어주고 값을 깎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