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에게
가을
1
802
2004.08.03 02:37
저자 : 이준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유월에게
이 준 호
가지 우거진 소나무 숲 한편에
살포시 땅을 고르고 앉아
세상일 다 접어두고
너의 일상이 되고 싶다.
눈을 감으면 멀리
넘실대는 바다가 보이고
코를 실룩댈 때마다
저만치 하늘이 다가와 서는
참으로 고요한 세상에 살아
종일토록 너를 만나고 싶다.
입술은 마르지 않고
연실 촉촉한 이슬처럼 빛이 나고
가져가 대는 손아귀마다 가득
햇살로 넘쳐 나서
들이쉬는 숨마다 온통
너의 푸르름이고 싶다.
머리속에 온통 실타래처럼 얽힌
분주한 세상의 기억들과
이름 없이 떠도는 얼굴들은 모두
너의 언덕에 잠시
내려놓고 싶다.
그리고는
다리를 꾀고 앉아
너의 숨결같은 따스함에 젖어
숨구멍마다 신록을 틀어쥐고
머리 끝으로 전율해오는
너의 하늘 속삭임에 취해
내 살아온 세상은 잠시
너에게 맡기어 놓았다가
너를 보내야 하는 그 날, 반쯤만
거두어 가고 싶다.
이 준 호
가지 우거진 소나무 숲 한편에
살포시 땅을 고르고 앉아
세상일 다 접어두고
너의 일상이 되고 싶다.
눈을 감으면 멀리
넘실대는 바다가 보이고
코를 실룩댈 때마다
저만치 하늘이 다가와 서는
참으로 고요한 세상에 살아
종일토록 너를 만나고 싶다.
입술은 마르지 않고
연실 촉촉한 이슬처럼 빛이 나고
가져가 대는 손아귀마다 가득
햇살로 넘쳐 나서
들이쉬는 숨마다 온통
너의 푸르름이고 싶다.
머리속에 온통 실타래처럼 얽힌
분주한 세상의 기억들과
이름 없이 떠도는 얼굴들은 모두
너의 언덕에 잠시
내려놓고 싶다.
그리고는
다리를 꾀고 앉아
너의 숨결같은 따스함에 젖어
숨구멍마다 신록을 틀어쥐고
머리 끝으로 전율해오는
너의 하늘 속삭임에 취해
내 살아온 세상은 잠시
너에게 맡기어 놓았다가
너를 보내야 하는 그 날, 반쯤만
거두어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