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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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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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에게

저자 : 이준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백합에게

                            이 준 호


아침을 쓸어 내리며 흐르는 순백의 살결,
이슬 빛에 촉촉이 젖어 내린
그대의 청아함이 나는 좋습니다.
입술을 살포시 깨어 물듯
바다처럼 다물어진 입가에 흐르는
잔잔한 미소가 나는 좋습니다.

숨가쁜 메마름의 언덕 위를
바람처럼 비집고 들어와선
햇살 몇 조각 잔잔히 뿌려 놓고
날마다 고개를 들이밀어
내게 눈부심으로 몰아쳐오는
그대가 나는 좋습니다.


지루한 세상의 몸짓과
밤하늘의 적막함,
그리고 가녀린 세상의 하늘에
한 떨기 자그마한 소망으로 피어
가슴이 시릴수록 손끝이 따스한
그대가 나는 좋습니다.

텅 빈 거리를 서성이다
힘없이 돌아오는 저녁이
마냥 고독함으로 남을 때
저만치 하얀 속삭임으로 다가와
발걸음 가볍게 나를 불러
온통 그리움 되어 쏟아지는
그대가 나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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